글로벌 수소 경제의 중심축, 암모니아와 촉매 기술
2025.12.05
🔍 암모니아는 수소를 많이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을 넘어 더 큰 가치를 지닙니다. 암모니아는 수소보다 끓는점이 높고 분자량도 크기 때문에 저장과 운송이 훨씬 안정적이고 비용 효율적입니다. 이러한 물성의 차이는 공급망 전체의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 공급망의 기술적 특징과 글로벌 흐름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에너지 산업은 근본적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이 가속화되면서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구조의 대안으로 수소 경제가 부상했습니다. 각국이 수소 도입 확대를 추진하면서 수소를 어떤 형태로 저장하고 운송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고, 이 논의의 중심에서 암모니아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왜 암모니아는 수소 캐리어로 적합한가?
1) 부피당 우수한 수소 저장량과 국제 운송 효율
미국 에너지부(DOE)의 물성 데이터에 따르면 암모니아는 동일한 부피 기준에서 액체수소보다 약 1.5배 많은 수소를 담을 수 있습니다. 동일한 부피(1m³) 기준에서 액체 암모니아는 약 108 kg의 수소를 저장하는 반면, 액체수소는 약 71kg 수준에 그칩니다. 이 차이는 선박과 저장 탱크 등 대규모 장비를 활용하는 국제 운송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같은 장비로 더 많은 에너지를 운송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됩니다.
2) 극저온이 불필요한 저장·운송의 강점
암모니아는 –33°C 수준에서 액체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저장과 운송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반면 액체수소의 끓는점은 –253°C로, 이 온도를 만들고 유지하려면 고도의 냉각 기술과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 기화(boil-off)로 인한 손실도 불가피하게 발생합니다.
암모니아는 이러한 기술적 부담이 낮아 비교적 단순한 설비로도 안정적인 저장과 운송이 가능합니다. 이는 운영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유리하며, 장거리 운송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3) 기존 인프라 활용으로 빠른 확장이 가능한 공급망
암모니아는 이미 오랫동안 비료 산업에서 대량으로 생산·저장·운송되어 온 물질입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안전 규정, 운송 장비, 저장 탱크, 항만 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전 세계적으로 폭넓게 구축돼 있습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전 세계 120개 이상의 항만이 암모니아 취급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도 재생수소 기반 암모니아 수출입 체계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연료 공급망을 만들 때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용화 속도를 크게 높이는 요소입니다. 이러한 환경은 국제 수소 무역에서 암모니아가 빠르게 중심축으로 자리잡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동향 및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수소 리뷰 2024(Global Hydrogen Review 2024)에 따르면 발표된 국제 수소 무역 프로젝트의 약 85%가 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거래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저탄소 수소 발표 프로젝트 상당수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최종투자결정(FID)에 도달한 프로젝트 규모도 2023년 170만 톤에서 2024년 340만 톤으로 두 배 증가하면서 암모니아 기반 생산·수출 프로젝트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와 세계무역기구(WTO)가 2024년에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2050년 글로벌 암모니아 시장 규모가 최대 6억 8,800만 톤(현재의 2배 이상)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 증가분의 주요 용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 재생에너지 기반 비료용 암모니아: 현재 비료용 암모니아는 대부분 화석연료 기반이므로 2050년까지 재생수소 기반 암모니아로의 전환이 필수입니다.
- 해운용 연료: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규제 강화로 대형 선박 연료 전환이 가속화되며 암모니아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됩니다.
- 수소 캐리어용 암모니아: 재생수소를 국가 간 운송할 때 암모니아 형태로 거래하는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해운 분야는 암모니아 활용이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산업에 속합니다. 노르웨이 선급 협회인 노르셰 베리타스(Det Norski Veritas, DNV)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 39척이 이미 주문된 상태이며, 2025~2026년 사이 첫 인도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독일 만에너지솔루션(MAN Energy Solutions)은 암모니아 이중연소 2행정 엔진 약 30기를 수주해 실규모 시험을 진행하며 암모니아 연료의 상용화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장거리 수소 공급망의 효율을 결정하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
암모니아 기반 수소 공급망에서는 암모니아를 질소와 수소로 분해하는 크래킹(cracking) 기술이 핵심입니다. NH₃ → N₂ + 3H₂의 반응은 일반적으로 500~550°C 정도의 열이 필요하며 전환 과정에서 15~33%의 효율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활성·저온 구동 촉매 개발이 글로벌 기술 경쟁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니켈(Ni) 기반 촉매는 가격과 내구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지만, 비교적 높은 반응 온도를 필요로 해 에너지 비용이 큰 편입니다. 반면 루테늄(Ru) 기반 촉매는 300~500°C의 낮은 온도에서도 높은 전환율을 유지해 글로벌 연구개발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응 온도를 낮출수록 장비 규모와 에너지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저온에서 높은 활성도를 확보하는 기술은 공급망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경쟁력이 됩니다.

✅ 친환경 수소 운송을 위한 핵심 기술: 암모니아 크래킹 촉매
희성촉매의 촉매 기술 역량과 연구 성과
장거리 수소 공급망의 효율은 크래킹 공정에서 어떤 촉매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저온에서도 높은 전환율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저온·고효율·고내구성 촉매는 공급망 구축의 주요 기술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을 갖춘 루테늄 기반 저온 촉매는 글로벌 연구개발의 핵심 영역이 됐습니다.
희성촉매는 저온·고내구성 촉매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해왔고, Ru·Ni 기반 촉매의 나노구조 제어와 담지 기술, 실험실부터 파일럿 스케일까지 이어지는 평가 체계를 기반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선·해양 산업의 탈탄소 전략을 다룬 한국청정기술학회 학술대회에서 Net Zero 선박 연료용 촉매 기술과 고효율 암모니아 크래킹 촉매의 개발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루테늄계 촉매 상에서 암모니아 분해 반응을 이용한 수소 생산 연구로 한국수소 및 신에너지학회에서 우수학술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 역량도 꾸준히 인정받고 있습니다. 희성촉매는 앞으로도 탄소중립과 수소경제의 실질적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촉매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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